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임기 중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 정권에서 수사지휘권을 행사함으로써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심화된 사례가 수차례 발생한 만큼 구체적 사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정권에서 봤듯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이렇게 막강한지 몰랐다”며 “과감하게 내려놓고 구체적 사건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려면 장관도 자리를 내놓아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 한 후보자는 “이 제도는 사회적으로 큰 철학적 판단이나 선택이 있어야 할 때 장관이 직을 걸고 질문을 던지는 제도”라며 “최근 이 제도가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 활용됐다. 오염된 이상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검찰이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수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검사들이 독립된 환경에서 자기 소신을 갖고 진실을 파헤쳐 책임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법에 부합한다면 정권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인사에도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의 독립적인 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당선인의 정책 결정이고 저는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킬지 의문이란 문제제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후배 검사들에게 전화로 수사 지휘를 할 것이냐. 오해를 살 수 있으니 후배들에게 아예 전화하지 말라. 약속하라”고 한 후보자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한테 전화 한 통 안 하겠다고 어떻게 하겠느냐”면서도 “말씀하신 취지는 이해하겠다.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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